서울 상반기 예정물량 11%만 분양, 새 아파트 공급가뭄

‘겹겹이 분양가 규제’ 영향 커

인천광역시 남동구 구월동의 ‘포레나 인천구월’ 아파트는 내년 10월 준공 예정으로 공사하고 있지만, 아직 일반 분양을 못 했다. 옛 다복마을을 재개발한 이 아파트는 최고층 35층, 1115가구(일반 분양 435가구) 규모다.

지난해 3월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 탓에 후분양(준공 후 분양)으로 돌렸다가, 올해 6~7월에 분양할 예정이다. 인천 전역은 HUG가 지정한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분양보증을 받으려면 고분양가심사를 받아야 한다.

조합에 따르면 당초 HUG가 책정한 분양가는 3.3㎡당 1300만원가량으로 조합 제시안과 약 300만원가량 차이가 났다.

그래서 분양가 규제를 피할 수 있는 후분양으로 방향을 틀었으나, 올해 들어 다소 완화된 HUG의 분양가 심사를 다시 받아 3.3㎡당 약 1795만원 선에서 분양하기로 했다. 결국 분양 시기만 1년 넘게 늦춰졌고, 그 사이 분양가는 더 올랐다.

정부의 ‘겹겹이 분양가 규제’로 인해 수도권 주요 지역의 아파트 공급난이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HUG가 고분양가 심사제도를 일부 보완해 단지 특성이 비슷한 주변 아파트 시세를 과거보다는 더 반영할 수 있게 됐지만,과도한 규제로 인한 ‘로또 분양’ 논란은 여전하다.
 

▲ 정부의 분양가 규제를 피해 내년 2월 후분양할 예정인 서울 ‘브라이튼여의도’ 아파트 공사 현장. 브라이튼여의도는 당초 2019년 오피스텔 분양과 함께 아파트도 분양하려 했었다. 한은화 기자


여기에 2020년부터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분상제)가 도입돼 공급난을 더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지역이 HUG의 고분양가 관리지역인 데다가 2020년부터 분상제(18개 구)를 적용받는 서울의 경우 공급가뭄 상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에서 올해 예정된 민영아파트 분양 물량은 임대 아파트 가구 수를 제외하고 총 3만4620가구다.

지난해 분양한 물량(6020가구)보다 6배가량 늘었지만, 지난해 분양하려다 올해로 미룬 물량이 상당하다. 올 상반기 분양 예정물량이 3만2661가구에 이르는 이유다. 그런데도 이달까지 입주자 모집 공고를 한 가구 수는 3561가구로, 상반기 분양 예정 물량의 11%에 그친다.
 

최근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래 온(둔촌주공 재건축)도 원래 상반기에 분양할 예정이었다. 이 단지는 총 1만2032가구 규모로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한다. 서초구 신반포 15차도 5월로 예정됐던 분양일정을 하반기 이후로 연기했다.

분상제를 피해 아예 후분양에 나선 단지도 있다. 서울 여의도 옛 MBC 부지에 공급하는 ‘브라이튼여의도’ 아파트(454가구)는 내년 2월께 후분양할 예정이다. 원래 2019년 오피스텔 분양과 함께 아파트도 분양하려 했지만, 당시 HUG의 분양가 규제에 분양을 미루다 분상제가 시행되자, 아예 후분양으로 방향을 틀었다.
 

전문가들은 도심의 주택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분양가 규제부터 손 봐야 한다고 말한다. 윤석열 정부가 110대 국정과제에 재건축 3대 규제 완화를 포함했지만, 시장 과열 우려에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는 내년으로 연기한 상태다.

이에 따라 주택법 시행령만 수정하면 되는 분양가 상한제 및 HUG의 고분양가 관리제도부터 올해 안에 수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원자잿값 급등, 인건비 상승 등이 더해져 분양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분양가 규제 완화는 부작용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고 단기적인 공급 효과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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